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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73회 다시보기 220507 173화

무비본다 무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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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드라마/예능 다시보기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73회 다시보기 220507 173화 리뷰 줄거리

속도의 시대에 잃어버리고 살았던 동네의 아름다움, 오아시스 같은 사람들을 보물찾기하듯 동네의 숨은 매력을 재발견하며 팍팍한 삶에따뜻한 위안을 전하는 도시 기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내일을 만나다 한강 아랫동네 –서울 반포동
1970년대 서울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강남 개발의 중심지로
성장과 도약을 거듭했던 반포.

많은 이들의 땀내가 덧입혀 만들어 낸 오래된 풍경은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이라는 명목 아래
곧 50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떠나야 하는 사람들, 지켜야 하는 사람들,
다시 올 새 날을 꿈꾸는 사람들...
이 순간 동네 곳곳엔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한다.
하지만 도시도 사람도 언젠가 올
더 찬란한 내일을 기다려야 하는 법.

169번째 <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서는
흐드러지게 핀 봄꽃 사이로
다시 태어나는 반포, 그곳의 오늘을 만난다.
도시의 끝과 시작을 본다.

▶ 서울에서 즐기는 작은 축제, 반포한강공원
완연한 봄, 한강의 물빛이 더 반짝인다. 한강 다리 중 수면과 가장 가깝다는 잠수교를 걷는다. 잠수교 위, 반포대교 상단으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 ‘달빛 무지개 분수’다. 380개의 노즐에서 나온 한강 물이 부쩍 후텁지근해진 공기를 식힌다. 강바람을 타고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반 만에 돌아온 한강공원의 풍경이 반갑다. 반포한강공원은 열두 개의 한강 공원 가운데서도 유독 더 넓은 탓에 피크닉 장소로 주목 받는 곳. 특히 공원 내 물 위에 뜬 3개의 빛나는 섬, 세빛섬엔 식당, 카페, 전시 공연 시설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세빛섬을 둘러보던 중 선착장을 발견한다. 반포공원에서 시작, 동작대교와 한강대교를 거쳐 여의도 부근까지 가는 보트다. 익숙한 것도 한 발짝 떨어져 보면 더 아름답다. 배우 김영철은 한강을 가르며 멈추지 않아 늘 살아있는 도시, 서울의 풍경을 만끽한다.

▶ 찬란한 행복을 전하다! 서울고속터미널 꽃 도매상가
서울의 관문이 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마주한다. 1977년 첫 운행 이래, 전국 1일 생활권의 주역이 된 곳이다. 만남과 이별, 치열한 삶의 순간들이 오가는 승강장을 지나 터미널 3층으로 올라간다. 대한민국 꽃시장 1세대 상인들이 상가 한 층을 가득 메운 채 꽃을 판매한다. 남대문에서부터 시작, 반세기 역사를 꽃과 함께 보낸 상인들은 자타공인 화훼 박사. 알록달록 수많은 꽃들 사이로 새로운 계절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유독 젊은 여성 한 명이 눈에 띈다. 30년 아버지의 꽃 가게를 물려받은 6년차 새내기 사장, 임지선 씨다. 과거 학원 일 등 꽃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는 그녀는 어쩌다가 ‘꽃집 언니’가 됐을까. 아버지의 갑작스런 귀농 후 덩그러니 남은 가게를 책임지게 된 모녀. 장사에 어설픈 어머니를 돕다가 안 되겠다 싶던 딸은 그날로 전직, 어머니 몫까지 제대로 일하다가 눌러앉았다는데. 아직 경력도 나이도 3,40년은 명함도 못 내민다는 ‘고터 꽃 상가’의 막내지만 열정만큼은 누구 못잖은 지선 씨. 이웃 상인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아서일까. 얼마 전엔 꽃 상가 동갑내기 이웃 사장과 백년가약도 맺으며 ‘제대로’ 적응 중이다. 밤낮 바뀐 삶 속에서도 늘 활기찬 그녀의 무기는 밝은 미소. 그 힘으로 매일 아침, 세상 가장 화려한 행복을 가꾼다. 꽃다발과 함께, 이름 모를 누군가의 삶을 축복한다.


▶ 프랑스인 파티셰의 추억을 담은 디저트 가게
이국적인 카페가 즐비한 거리. ‘반포의 작은 프랑스’ 서래마을을 걷는다. 1981년 이태원동에 있던 서울 프랑스 학교가 옮겨오면서 ‘서리서리 흘러내린 개울’이라는 뜻의 서래마을은 ‘서쪽 사람들의 동네’가 됐다. 현재는 대한민국에 사는 프랑스인 중 약 절반 정도가 이곳에 모여 산다. 입맛 까다롭고 취향에 대한 기준이 높은 프랑스인들. 그들에겐 고향의 향수가 짙어질 무렵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프랑스인 호농 마얘와 한국인 김수진 파티시에의 프랑스 정통 디저트 가게다. 프랑스 학교에서 요리 수업에서 만난 두 사람은 원래 한국에 올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김수진 씨가 한국에 돌아올 일이 생기자 마예는 그녀에게 고백했다. 당신을 따라가겠으니 함께 살자고. 그렇게 한국어 한 마디도 못 했던 마얘는 사랑의 힘으로 8년 째 한국살이 중. 아직 한국어의 장벽을 마저 깨진 못했지만 프랑스인 이웃이 많은 서래마을은 그에게 제2의 고향처럼 편안하다. 그는 고국이 그리워질 때 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만들어줬던 디저트를 떠올린다. 마얘 씨에게 추억은 곧 신 메뉴 개발로 이어지고. 그리운 마음이 담긴 디저트는 또 다른 누군가의 새 추억이 된다.

▶ 상경의 꿈을 이룬 서래마을 40년 감자국 가족
서래마을에서 동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작고 토속적인 가게를 발견한다.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식당은 서래마을의 명물. 그 명성답게 양복에 넥타이 차림을 한 사장님이 앞서 반긴다. 해남에서 연고 없이 올라와 유행의 최첨단, 서울 한복판에 뿌리내린 ‘강남의 기적’ 박성호 씨다. 동네 특성 상 깔끔한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던 그는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오직 정장을 고수. 가게의 영업, 배달을 책임진단다. 주방에서는 ‘완도 출신’ 아내 한은주 씨가 돼지뼈를 삶는다. 남편에게 속아서 결혼했다는 그녀는 아직도 처음 서래마을에 왔던 그날을 생생하게 떠올린다. 고향 완도 김 양식 일이 싫어 오직 서울, 서울. 상경의 꿈을 안고 왔던 서래마을은 웬걸. 깡촌도 이런 깡촌이 없었다는데. 그렇게 눈물로 지새운 나날이 어연 40년.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그녀는 감자국 한 솥에 그리운 마음, 푹푹 삶아냈다. 그래도 견디고 버텨 부부는 맨손으로 일군 가게를 지켰다. 기댈 곳 없는 타지에선 결코 순탄치 않은 세월이었다. 하지만 열심히 산만큼 제법 보답 받은 인생. 지나고 보니 부부는 모든 게 고맙다. 그 마음 그대로, 손님들에게 푸짐한 감자국 한 그릇을 나눈다.

▶ 前 국가대표 선수의 ‘우리 동네 탁구장’
강남권 지역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아파트 주거문화의 시초, 반포주공아파트. 1973년생인 반포주공1단지는 명실공히 국내 최초 대단위 아파트다. 2022년, 지금 그 대단지 아파트를 품었던 구반포는 50년 역사의 마지막 장을 지나게 된다. 때문에 공사를 앞두고 아파트, 상가의 대부분은 공가 딱지를 붙이고 비워져있다. 유일하게 열려있는 곳, 한신 종합 상가만 빼고. 1980년대 고급 수입 물품을 팔던 이 상가는 한때 여느 백화점 못잖게 품격 있는 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문전성시, 호시절을 지나 이제 이곳은 반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됐다. 상가와 함께 반포의 ‘남겨진 존재’가 된 상인들. 멈춘 시간과 함께 옛 시절을 추억한다. 예전 같지 않아도 이곳을 떠날 수 없는 건, 사실 돈보다 정일 것이다.
작은 입구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거대 상가의 지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그 끝에서 보물찾기하듯, 작고 나지막한 탁구장을 본다. 일흔의 전 국가대표 탁구 선수 이상국 씨가 동년배 반포 주민들을 모은, 일명 탁구 사랑방이다. 한때 엘리트 선수 감독이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이 탁구장을 인수했고 생활체육의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20년 간 수상실적, 점수보다 가치 있는 것을 얻었다. 이제 구반포 개발로 이웃하던 주민들은 떠났지만 오랜 회원들은 타 지역에서도 매일 이곳을 찾는다. 익숙한 공간이 주는 안정과 행복. 힘껏 땀 흘리고 문 밖을 나서는 반포 주민들의 얼굴이 밝다. 그 등 뒤로 미소 짓는 노(老)선수의 얼굴이 덩달아 밝아진다.

▶ 5월 퇴거를 앞둔 52년 재단사의 ‘첫’ 양복점
공가, 공가... 수많은 X 테이프들이 줄 이은 구반포 거리.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이곳은 사람들이 오가는 생활 터전이었다. 다음 달 이후 이곳은 이제 기억 속에만 남을, 반포의 옛 풍경이 된다. 황량할 만큼 비워진 가게 사이에서 아직 남은 불빛을 본다. ‘결혼 예복 전문’이라 쓰인, 아주 오래된 네온 간판이다. 문이 열린다. 작은 문턱을 넘자 오래된 나무장에는 아직 곱게 접힌 양복이 가득하다. 그가 접어놓은 양복처럼, 주름살 하나까지 참 곱게 접힌 재단사 전일남 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전북 순창 출신. 8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는 명동 기술공으로 시작, 32살에 부촌 반포에 첫, 출사표를 낸 청년이었다. 그리고 38년 간 청년은 가게와 함께 늙어갔다. 손님 하나 겨우 들어올 정도의 작은 가게였지만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그에게 이곳은 우주보다 큰 곳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번 달, 양복점의 자리를 빼야 한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그의 삶 모든 것이었던 가게는 한 톨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질 것이다. 만개한 봄날의 길목. 낡은 건물 속에 도시의 한 생이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활짝 피고 남모르게 떨어지는 꽃잎처럼 수많은 이들의 삶이, 공간과 함께 사라진다. 남은 건 그 곳, 그 시간 속에 있는 우리 모두의 기억들이다. 잊지 않아 영원할, 오랜 반포의 추억이다.

▶ 한강 위의 쉼터, 동작대교 카페 전망대
동작대교를 걷다보면 이름부터 감성적인 두 개의 카페를 볼 수 있다. 노을, 그리고 구름. 다리 양쪽에 위치해 마치 다리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느낌이다. 올라가면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카페에서 차를 주문해 옥상으로 올라간다. 확 트인 전망 아래 도시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 강도, 다리 위의 차들도 제각기 속도를 갖고 목표를 향해 간다. 바쁘지만 그래서 더 생동감 넘치는 도시. 노을 구름 카페는 그 분주한 서울에서 잠시 시간을 멈출 수 있는 곳이다. 높은 곳에서는 시야가 넓어진다. 숨을 고르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너머의 존재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 신반포의 내일이 된 40년 학교 옆 문구점
초등학교 옆 놀이터 형 공원에 50여 명 가량의 아이들이 가득 차 있다. 하교 후 아이들이 부모를 만나 이동하는, 나름 유명한 ‘신반포 만남의 장소’란다. 집으로, 학원으로. 다음 코스로 이동해야 하는 어린이들이 자꾸 상가 1층 문구점 앞에 멈춘다. 참새 방앗간 들르듯, 살 게 없어도 괜히 꼭 둘러보고 나온다. 꼭 모두의 유년시절, 그 어딘가의 기억 속 같다. 아이들에게 친구보다 더 친구 같은, 밝은 얼굴의 사장님을 만난다. 그는 동네 만능박사로 통한다. 사진, 도장, 열쇠, 인쇄, 달고나까지... 간판에 쓰인 since 1983처럼,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상가를 지킨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사실 인터넷이 발달한 이 시대, 문구점은 갈수록 귀해진다. 소위 사양산업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내, 처제와 함께 40년 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그는 추억의 힘을 믿는 사람. 수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정을 나눈다. 가게 문 옆, 그가 취미로 찍어왔던 사진 속에는 오랜 반포의 시간들이 담겨있다. 이제 그의 꿈은 딱 하나. 이 가게에서 계속, 고향 같은 반포의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찾아오는 아이들이 커서 다시 아이를 데려오고, 또 그 아이가 커 나가는 걸 바라보는 일. 그래서 그는 신반포의 미래를 손꼽아 기다린다.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한다.

▶ 서울 토박이의 맛, 모자(母子)의 만두전골
한적한 주택가, ‘서울 음식 전문점’ 간판이 보인다. 주소 상 서울 식당은 많아도 ‘서울 음식 전문’은 드물다. 진짜배기 서울 음식은 어떤 맛일까. 만두를 빚는 모자가 반긴다. 1993년부터 가게를 열었다는 이집의 대표메뉴는 만두전골과 고추장 두부찌개. 서울 토박이이자 서울 종갓집 며느리답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옛 집밥을 구현해낸단다. 양념 맛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내세운, 슴슴하고도 담백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동네가 알아주는 사장 지선영 씨의 손맛은 바로 시어머니에게서 온 것. 돌아가신 시어머니는 조실부모한 그녀에게 친정 엄마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그립고 더 보고 싶은 시어머니. 그 어머니의 음식을 좋아했던 큰아들과 함께. 선영 씨는 만두를 빚는다. 누군가에게 마음 평온해질 한 상을 차린다. 한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그랬듯. 그런 따듯한 밥상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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